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2020 POSTPHOTO’ 사진전
2020년 내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전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촬영하면 사실에 충실한 과학사진이 되고,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변화한 사회를 기록하면 다큐멘터리 사진이 된다. 또한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개념적으로 형상화한다면 표현주의 또는 개념사진이 될 것이다. 올해 18번째로 열리는 ‘2020 POSTPHOTO’는 25명의 사진가(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가 다양한 주제, 대상, 그리고 형식을 다룬 사진전이다.
‘2020 POSTPHOTO’전은 작가들의 내면 성찰의 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사진, 순수사진뿐만 아니라 현시대의 디지털과 융합된 사진,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상상력의 사진도 포함한다. 다양한 매체와 융합하는 현대사진은 갈수록 표현과 형식이 다양해졌다. 표현 범위가 넓어질수록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세계와 의도를 투영해야 하는 작가들의 고뇌는 더욱 깊어졌고, 관람자는 사진에 대해 무수한 질문과 상상을 체험하게 됐다. 따라서 본 전시는 역사의 한 단면을 독특한 시선으로 기록한 사진부터 미美의 본질 탐구, 현실을 개념화한 사진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개개인의 내밀한 성찰과 사유를 거친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그 의도를 그대로 느끼게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할 것이다. 감상에 정답은 없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는 어떤 열매를 볼 수도 있고, 깊고 고집스러운 뿌리를 마주할 수도 있으며, 햇빛을 받아 빛나는 잎사귀를 볼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상황 때문에 이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던 형태의 전시를 하게 됐다. 사진 형태와 질감, 크기 등이 주는 느낌을 직접 전달하는 게 아니라 모니터라는 또 다른 매체를 한 겹 더한 온라인 전시다. 이번 전시는 프레임에 담긴 작품을 맨눈으로 볼 때와 분명 다른 느낌과 언어로 전달될 것이다. 그 느낌과 언어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 준비를 함께한 동료 작가들과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참여작가 대표
55기 백홍기